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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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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총명탕 먹으면 총명해질까?

등록일2008-01-28

본문

수험생을 두었던 부모라면 총명탕을 한 번쯤이라도 들어보았을 것이다.
총명탕이라는 처방은 원래 동의보감에 나와 있는데,
이것을 먹으면 머리가 나쁜 사람이 갑자기 총명해지는 처방은 아니다.
동의보감에서 이 처방을 응용하여 치료한 증상은 건망증이다.
공부하는 사람에게 가장 치명적인 것이 건망증이기 때문에,
현대에 수험생들에게 응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전에 칼럼에 써 놓은 ‘체질에 따른 학습 방법의 차이’를 읽어보면
사람에 따라 공부하는 방법이 틀리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 체질에 따라 사람은 장점과 단점을 갖게 되어 있다.
이것을 네 가지 체질로 구분하여 처방하는 것이 필요하지,
총명탕 하나로만 수험생의 능력을 극대화 시킬 수는 없다.
이것을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체질별 구분은 왼쪽 옆의 '진단법'을 참고하세요.
비백인
공부를 하더라도 우직하게 하는 편이다.
다만 머리회전은 흑수인처럼 빠르지는 못하다.
보고 또 보고, 외우고 또 외워서 노력을 통해 쌓아가는 스타일이다.
공부할 때 문제가 되는 것은 기혈의 정체이다.
비백인은 스트레스를 마음속에 담아 두는 스타일인데다, 활동하는 것을 과히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기혈이 정체되어 소화불량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음식에 체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머리가 맑을 수 없다는 것을 기억할 수 있다.
즉 소화가 잘 안되고 속이 더부룩하면 머리 또한 탁해지기 쉽다.
그래서 오랫동안 앉아 있되 능률은 안 오르게 될 수도 있다.
이때는 쉬는 시간이나 식사 시간에 적당히 걸어주는 것이 필요하며,
약은 소화가 잘 되고 기혈의 순환이 원활할 수 있도록 해주면
공부의 능률을 훨씬 더 끌어 올릴 수 있다.

흑수인
머리 회전이 빠르기 때문에 짧고 굵게 하는 스타일이다.
머리 회전이 빠르기 때문에 과부화도 쉽게 걸린다.
그래서 짧게 공부하고 그만큼의 머리 식혀 줄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고정된 틀 속에서 공부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자기만의 스타일로 자유롭게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부모님들은 의아해 한다. 어떻게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지?
이런 친구들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런 학생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은 끈기와 오래 기억하는 것이다.
빨리는 이해하나 오랫동안 기억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고,
빠른 시간 내에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을 할 수는 있으나 꾸준히 하지는 못한다.
흑수인은 양이 성하기 때문에 활동력이 대단히 뛰어나다.
초원에서 마음껏 뛰어다니는 야생마를 우리 안에 가둬둔다면 어떨까?
이 친구들은 넘쳐나는 양기를 적당히 써 줄 필요가 있다.
그러지 않고서는 가만히 앉아 있는 것 자체가 고통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친구들은 음혈(陰血)을 보하여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해주면서 끈기와 기억력을 키워줘야 한다.

겁수인
큰 변화가 없이 항상 성실하게 공부하는 스타일로, 모범생인 경우가 많다.
어떤 일이든 많은 정보를 얻고자 노력하고, 그 내용을 분석하는데 뛰어나다.
항상 사고를 많이 하기 때문에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공부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학자나 연구직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다.
다만 너무 세세한 부분까지 분석하다 보니 생각이 많아지기 쉽고,
체력이 강하질 못하여 쉽게 지치는 것이 단점이다.
이런 사람은 평상시 체력을 키워줘야 한다.
체력을 키워주기 위해 운동을 하더라도 무리하게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예전 양반들 걷듯이 편안하게 걷는 정도로 운동을 해 주고,
약은 기혈을 보하는 약으로 체력을 키워줘야 한다.
정말 중요한 마지막 순간에 체력이 바닥이 나서 일을 그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용비인
체력이 대단히 강하고 승부욕도 강하기 때문에 스스로 의지만 있다면 못할 일이 별로 없다.
성격이 급하고 저돌적인 유형으로 몰아치기에 능하다.
다만 꾸준하고 성실함은 떨어진다.
사자가 사냥을 나갈 때에는 목표를 향해 대단히 매섭고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그늘에서 낮잠을 자는 것과 같다.
힘을 씀에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쓰는 사람은 쉬는 것도 폭발적일 수밖에 없다.
용비인에게 단점은 이런 점이다.
할 때는 누구보다도 저돌적으로 하지만 안 해도 될 때는 퍼져버리기 쉽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평정심과 꾸준함이다.
그리고 공부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면,
동기를 유발해 줘야 한다.
본인 스스로 해야겠다는 동기만 유발되면 매섭게 돌진하기 때문이다.
평상시 들쭉날쭉한 공부 패턴을 보완하고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돕는다면
성취도는 대단히 높은 사람이다.
약은 평정심을 잃지 않도록 청심안신(淸心安神)시켜주게 된다.

이처럼 수험생에게 쓰여지는 약은 체질에 따라 다양하게 처방되어진다.
무조건적으로 총명탕을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험생의 체질을 정확하게 알고
알맞은 공부의 방향을 설정하며, 적절한 처방으로 공부의 능률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