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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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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등록일2008-12-03

본문

사람의 감정에는 분노, 기쁨(웃음), 생각, 고민, 슬픔, 공포 등이 있다.
분노는 사람 감정의 하나로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러나 이런 분노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때는 금기시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 분노는 과연 금기시해야 하는 감정일까?
분노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한의학에서는 감정을 오장육부에 배속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 분노는 간과 담(쓸개)에 배속된다.
간장은 장군에 비유하여 어떤 계책을 세우는 데 뛰어나다고 하고,
담(쓸개)은 치우침이 없는 장기로 결단을 내리는 데 뛰어나다고 한다.
즉, 간담이 실하면 분노를 잘 표현하기도 하지만
어떤 계획을 세우고 일을 추진하면서 신속한 결단을 내리는 데에도 유리한 것이다.

그리고 간의 대표적 기능 중에 소설작용과 상승작용이 있다.
소설작용은 사방으로 기운을 소통시켜 주는 작용으로,
기운이 뭉쳐 있는 것을 풀어주기도 하며
미세한 부분까지도 기운이 도달하게 한다.
상승작용은 인체의 기운을 위로 상승시켜 주는 작용으로
음식물이 소화흡수 된 것을 심장과 폐로 끌어올려 줄 뿐만 아니라
원기를 끌어 올려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소설작용과 상승작용이 간에서 잘 이루어져야만 건강한데,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분노를 통해 이런 작용을 돕게 된다.
응축된 에너지가 한꺼번에 분열하는 것이 폭발이듯이,
응어리져 있는 기운이 한꺼번에 발산되는 것이 분노이다.
이런 분노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응어리진 기운을 풀지 못해 유형의 덩어리(적취)가 생기게 된다.
이것이 심해지면 암으로까지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동의보감]에 소개된 글을 옮겨 보겠다.
어떤 부인이 생각을 지나치게 하여 병이 나서 2년간이나 잠을 자지 못하였다. 대인이 보고 나서 “양손의 맥이 다 완맥이 나타나니 이것은 비장에 사기(나쁜 기운)를 받은 것이다. 비장은 생각하는 것을 주관하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하면서 그의 남편과 의논하기를 “부인을 격동시켜 성을 내게 하자.”고 하였다. 그리하여 대인은 많은 재물을 받고 며칠간 술을 먹다가 처방도 1장 써주지 않고 돌아갔다. 그러자 그 부인은 몹시 성이 나서 땀을 흘리다가 그날 밤에는 곤하게 잠들었는데, 깨어나지 않고 8~9일 동안 잤다. 그 후부터 밥맛이 나고 맥도 제대로 뛰었다. 이것은 담(쓸개)이 허하여 비장이 지나치게 생각하는 것을 억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잠을 자지 못했던 것이다. 지금 격동시키고 성을 내게 하여 담(쓸개)이 다시 비장을 억제하였기 때문에 잠을 자게 된 것이다.

사람은 자기의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기의 감정을 숨기거나 억누르면서 삭히는 사람도 있다.
대체적으로 양적인 사람(용비인, 흑수인)은 밖으로 발산하고,
음적인 사람(비백인, 겁수인)은 안으로 삭히게 된다.
물론 양적인 사람이라도 여건 상 억누를 수밖에 없다면 안으로 기운이 응어리진다.
이런 응어리져 있는 것은 분노를 통해 자연스럽게 풀어지게 되는데
그 분노조차도 억누르게 되면 병이 깊어질 수 있는 것이다.
위의 예처럼
감정을 안으로만 삭히거나 분노를 너무 억누르게 되면
우울, 의욕‧식욕‧성욕 저하, 불면, 소화불량, 생리불순, 생리통, 변비, 건망증, 탈모 등의 증상이 발현될 수 있다.
심리치료에서도 억눌린 감정이 깊으면 일부러 분노를 일으키게 하여 치료를 돕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분노가 가지고 있는 기능들이 있기에
너무 억누르는 것은 좋지 못하다.
적절히 분노를 표현하는 것이 몸 건강에는 좋다.

간담 기능의 강약에 따라 성향 또한 다르니
간단히 아래에 적어 보도록 하겠다.

간담이 실한 사람들의 성향을 보면
용감하고 두려움이 없으며 추진력이 강하고
전체적인 윤곽을 잘 살피며 결단력이 뛰어나고
의리를 중요시 하며 분노를 잘 표현한다.

간담이 지나치게 강하면
독재자의 성향을 띠거나
너무 쉽게 짜증과 화를 내고 잘 싸우며
잘못을 남의 탓으로 돌리기 쉽고
본인의 성향은 바꾸지 않으면서 남을 바꾸려 하며
남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간담이 지나치게 약하면
두려움과 공포가 많고
늘 무기력하며 악몽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고
스스로 결정을 잘 못하고 귀가 얇으며
소화력과 의욕이 떨어지기 쉽다.